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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님 전시회 한번 하시죠.”

지난 여름방학 직전 같은 대학에 근무하는 김재준 교수가
친구회사의 디자인 일로 연구실에 몇 번 왔다가 돌연 내 개인전을 제안했습니다.
그동안 만들어 왔던 환경메시지를 가지고 2002년 가을에 전시회를 하려던 입장이어서
김교수의 제의가 생소하지는 않았으나, 화랑에서 그래픽 디자이너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흔치 않는 일이어서 선뜻 이해가 않되었습니다.

“ 무슨 전시를 어떻게 하지요?” 하고 물었습니다.
“ 디자이너가 그린 환경 이미지,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청와대 옆에 위치한 자택의 반 지하 공간을 화랑으로 개조하여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운영하려는 경제학전공의 김교수의 생각에 매료되어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응낙했습니다.
1991년도 설악산에서 열렸던 세계잼버리대회 이후 환경이미지를 그려왔기 때문에
준비기간이 얼마되지 않았으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환경이미지를 만들게 된 것과 생활에서도 환경 친화적인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잼버리장에서 만났던 일본 유년대 리더 미야시다 마사요시군으로 부터 받은
환경에 대한 충격 때문이였습니다.
사인회를 현지에서 개최하여 공식 포스터에 사인을 해 주면서 그를 만났습니다.

“ 이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찾아 냈어요? ”
“ 시간은 얼마나 걸렸어요? ” 등

호세이 대학 사회학과 2학년인 그는 자기 전공보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그 후 외국에 다녀오다 일본에 들리면 그를 만나고 가족들도 서로 왕래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 한국에는 환경 자원 봉사들이 몇 명이나 있나요? ”
“ 파트 타임은 몇 명이고, 전념하는 사람은 몇 명인가 알 수 있나요? ”

처음엔 무심코 잘 모르겠다고 답해 주었으나 신쥬꾸에 있는 그의 방에 가득찬 환경 자료를 보고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얼마나 환경에 대해서 무지한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능력과 재능을 효과있고 가치있게 사용할 삶의 지표를 그로 부터 얻었습니다.
예쁘고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하던 나의 디자인을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고 디자인을 덜하는
친환경적 디자인으로 바꾸었습니다.

1995년 대학의 학장을 맡으면서 격년제로 개최되는
디자인 전시회의 주제를 「GREEN 2000」으로 정하고 건축, 제품, 시각, 공예,의상 등
5개전공의 800여명의 학생들이 디자인한 환경작품 수천점을 전시하여
환경디자인의 진정한 가치를 부각시켰습니다.
1997년 계열교양 필수과목으로 그린디자인을 개설하여 조형대학 일학년 학생 전원이 수강케 하여
디자이너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였습니다.

나는 앞으로 시간을 쪼개어 강의와 환경 메시지제작에 더욱 몰두하려고 합니다.
환경메시지 발표회와 온라인(greencanvas.com)을 통한 메시지 전달로 세계와 교감하려고 합니다.
저에게 용기를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더욱 환경메시지 제작에
열성과 지성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2000년 10월 16일

윤호섭